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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웹소설 리뷰) 울어 봐, 빌어도 좋고 [극극극극호 리뷰]

by 감상은생존 2022. 12. 9.

사실 이 소설은 약 2년 전에 읽었기에

지금 리뷰를 쓰기에는 기억이 많이 흐릿하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정말 꼭꼭!!

꼭 리뷰를 쓰고 싶었다.

 

작가님 특유의 담담하지만, 섬세한 묘사.

 

누구나 욕하는 쓰레기 남주지만

끝내 사랑하고 응원하게 되는 몰입감은

아직도 선명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적어보자 한다.

 

 


 

만족도 : 95%

★★★★★

 

 

 

이유 : 솔체님 문체 및 필력. 문장섬세함. 몰입감 (70%)

         매력적 캐릭터 (15%)

         오해 풀린 후부터 완결까지의 스토리 (10%)

 

         읽을 때 느낀 피폐함 및 남주의 전반적 인성 (5%)

 

 

 

 

 

 

 

 

 

 

 

 

 

 

 

 

 

***********************스포주의************************

 


 

Q0) 스토리가 어떤지?

 

읽은지 꽤 된 작품이다보니 내가 잘못 기억할수도 있다. 

기억하는 내용과 실제 내용과 다르다면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기 위해

일단 내가 기억하는 스토리를 써본다.

 

 

 

 

 

 

 

신분제가 있지만, 점점 돈의 가치가 올라가던 시대.

마 앞으로는 신분보다 돈이 중요할거라 여겨지는 때.

 

남주는 공작가의 후계자이자 돈을 적극적으로 불리는 귀족이다.

여주는 공작가 정원사의 손녀다.

(친손녀 아닌 양손녀로 기억한다)

서브 남주는 공작가 주치의의 아들이자 여주의 소꿉친구다.

무감각했던 남주지만 여주를 보고 욕정한다.

 

여주는 그런 남주를 무서워하고 거부한다.

 

 

남주는 일부러 여주 주위 환경을 압박하고

결국 여주를 억지로 가진다.

 

서브 남주도 여주를 좋아하기에

여러 사정이 겹치며 여주와 서브남주는 결혼하기로 한다.

그러나 서브 남주 가족들은 여주를 탐탁치 않아 한다.

그래서 여주를 내칠 계략을 짜고 여주는 충격을 받는다.

와중에 여주와 남주가 억지로 관계를 맺는 것을 서브 남주가 본다.... 

상황이 엄청나게 꼬이고

스트레스 오지게 받고 진짜 밑바닥까지 내려간 여주는

결국 할아버지인 정원사와 함께 도망간다.

 

그리고

그 도망한 곳에서 자신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주는 무기력 max 찍는다.

서브 남주는 공작가를 떠난다.

그 후

여주가 도망친 곳에 전쟁이 터진다.

와중에 할아버지는 전쟁에 휩쓸려 돌아가신다.

 

근데 그 곳 사령관으로 남주가 오고

서브 남주도 군의원으로 온다.

 

그 곳에서 여주를 만난 남주는

여주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둘의 애증 감정선이 다시 펼쳐진다.

 

우여곡절 끝에

남주는 여주의 향한 마음이 사랑임을 인정하고

여주를 놓아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다 전쟁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간다.

남주는 여주를 그 지역에서 빠져나가게 하고

이때 여주가 남주 마음 알아차려

꼭 전쟁에서 살아남아 오해 풀고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시작하자 한다.

 

그렇게 무사히 나가 도시에 도착한 여주.

거기서 아이 낳고 사는데 신문에서 남주가 죽었다 한다.

여주는 큰 충격을 받는다.

 

사실 알고보니 남주는 살아있고

여주와 결혼할 빌드업을 쌓아놓고 있었다.

 

 

남주 집안이 엄청 못마땅해 했지만

남주가

여주랑 결혼 안하면 자신이 서류상 죽은 사람이 될거다

뭐 이런 식으로 협박한다.

 

남주여주 아이가 겁나 귀엽고 애교도 잘 떨어서

어찌어찌 허락받고 둘이 결혼한다.

 

그리고 남주는 이제 헛짓거리 안하고

여주 말 존중하고 잘 들으며

애기 더 낳고 잘 산다.

 

 


 

 

 

Q1) 어떤 점이 좋은지?

 

1. 솔체님의 문체

: 이게 다 했다.

미쳤다.

마티어스(남주 이름일거다)가

진짜 걍 개개개개개개개개나쁜놈 맞다.

 

현생에서 저런 놈 만나면

명치 몇 대로 안 끝난다.

 

근데..... 근데........

울빌의 마티어스는...... 

밉긴 한데 그 이상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솔직히 읽으면서 계속 마티어스 응원했다.......

 

개인적으로

울빌 초반부 읽으면서 나는 계속 봄이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그렇다.

 

인물을 묘사할 때도

사건을 서술할 때도

배경을 설명할 때도

왠지 모르게 계속 봄이 연상됐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묘사된 레일라(여주 이름일거다)는

독자인 내가 봤을 때 '봄'을 인간화 한 것 같았다.

 

그런 봄 분위기 내용 속에서

마티어스에 대한 설명은 무채색이었다.

 

한없이 포근한 내용 안에서

마티어스만 색깔이 없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마티어스가 안쓰러웠다.

 

왜 무채색으로 느꼈나 지금 생각해보니

마티어스의 감정묘사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마티어스는 계속 한없이 이성적이었다.

레일라의 솔직한 감정들이

여과없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과 극명히 대조되었다.

 

일부러 안 적으신건지

아니면 마티어스 자체가 무덤덤한 편인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마티어스의 무채색이 아팠다.

아이들이 답지 않게 어른스럽게 구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 마티어스가 레일라에게 쓰레기짓을 한다.

레일라에게 상처를 줬다.

 

마티어스에게 엄청 화가 나지만

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마음 한편은 아렸다.

(그와 별개로 마티어스가 겁나 잘못한건 맞다.)

 

아니...

나 진짜 쓰레기짓 혐오하고

멍청한 짓 하는건 더더더 혐오하는데....

 

완벽한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공허하게 텅 빈 마티어스가 안쓰러웠다.......

 

나도

내가 왜 이런 감정 느끼는지 정확히 모르는데......

걍...

 

누가봐도 기계적으로 사는게 보이고

감정이 메말라 있는게 느껴지니까

너무 짠하다...........

 

어떤 색깔이든 좋으니

감정이 좀 살아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중에

같이 무채색으로 되어가는 레일라..ㅠ

걍 둘 다 짠해 미쳐버리겠다..ㅜㅠㅜ

 

감정소모가 커지고

애증이 커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제 더 이상 속할 수 있는 곳이 없어지는 레일라.

 

레일라를 보고 있으면

진짜 피폐가 왜 피폐인지 알거 같다......

답이 안 보인다...ㅜㅠㅜㅠㅜㅠ

미친듯이 덥고 습한 아침과

미친듯이 춥고 외로운 밤이

계속 번갈아 전개되었다.

 

너무 정신적으로 피폐했다....

 

다행히

레일라가 마티어스의 삽질을 멈추게 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니

그제서야 숨이 탁 풀리더라.

 

완연한 봄이라 할 수 없지만

자그마한 온기가 보이니

'아 드디어 봄인가'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이전의 아기자기하고 반짝반짝한 봄은 아니지만

더 활기차고 싱그러운 봄이 펼쳐졌다.

 

초반부 묘사되던

레일라의 봄은 싱그러웠고

그렇기에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조각품 같았다.

 

그런 봄이

마티어스의 무채색에 침식됐다.

 

스러진 조각들은 떨어져 나가고

무채색에 둘러쌓인 줄기만 남지만

이내 줄기는 단단한 봄의 기둥이 된다.

 

이제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새로운 봄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는 만족감이 느껴진다.

 

 

결론 : 솔체님 짱.

그 말도 안되는 감정선들이 다 납득(설득)된다...

 

 

 

2. 남주(마티어스) 캐릭터

: 이건 위에서 다 설명했으니

딱히 할 말이 없다.

 

말도 안되는 개시키 맞는데

왠지 모르게 납득되고 짠하고 그렇다.

 

 

 

3. 여주(레일라) 캐릭터

: 얘는 그냥...

짠하라고 만들어놓은 캐릭터이다....

 

밝고

그냥저냥 평범하게 행복하게 잘 살고

똑부러진 모습은 귀엽고 귀엽다.

 

마티어스랑 엮이면서

온갖 고난과.. 시련과...

역경이 다 찾아오는 걸 보면

진짜 찌통이다.... 폐 그 자체....

 

 

주체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싫어하는데

 

얘는 주체고 뭐고

걍 살아있는거 자체가 기적이다...

 

자연재해에 휩쓸려

이리저리 떠밀렸다 돌아온 애다...

얘한테 주체적이길 바란다?

쓰나미 몰려오는데 번지점프 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근데

그런 와중에 마티어스에 대한 마음 깨닫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해줄테니까

꼭 살아서 돌아와라 얘기하는 레일라

진짜.... 얘야..........ㅠㅜㅜㅠㅜㅠ

 

나중에 새 박사 한다고

학교 들어가 계속 1등 유지하는데

그것도 레일라의 독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Q2) 어떤 점이 아쉬운지?

1. 남주 인성이 썩 좋은게 아니다.

 

 

 

 


 

 

+Q3) 왜 이렇게 나는 울빌에 열광하는가?

 

0) 후회물은 쓰레기다.

: 후회물, 피폐물.

안 좋아했다.

 

어쩌다 우연히 보게 된

후회물 작품들.

솔직히 다 너무 억지스러웠고

남주나 여주나 다 멍청하게 느껴졌다.

후회할 만한 일은

평소에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아무리 뒤늦게 후회하고 잘해줘봤자 뭐하는가.

이미 상처받은 그 흔적은 지울 수 없다.

 

상처 위에 다른 추억을 쌓으며

단단하게 살아가는 것이 해결책이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엄청 필요하다.

그렇기에 후회남의 남주?

철 없음의 끝판왕이다.

 

자기 멋대로 행동해 놓고

알고보니 상처가 있었다,

알고보니 남주가 흑막이 아니었다,

어쩌고저쩌고 구구절절.

 

자신이 상처가 있기에

결국 본인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준 남주.

정말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인간상이다.

 

마찬가지로 후회남의 여주?

정말 답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게 옳은 방향이 아님을 일깨워주는게

도움이 되는 길이다.

 

자신을 향한

막연한 분노와 비난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인내한다고?

 

헛소리마라.

그건 그냥 회피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소리 못하겠는 마음일 뿐이다.

 

뭐?

자기가 남주에게 상처를 줬으니

자기 또한 상처를 받아야 맞다고?

진짜 명치 몇 대 때리고 싶다.

 

그건 합리화이다.

자기의 잘못을 마주 볼 자신이 없으니

그냥 남주한테 상처받겠다 하는 고약한 심보이다.

'내가 가해자이니, 너 또한 가해자가 되어도 돼' 하는.

 

자기가 먼저 상처준 거라면,

자기 잘못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쉽게 용서받을 생각하지 말고,

피해자의 상처 위에

계속해서 좋은 추억을 다시 덧씌어주는 일을 해라고 좀.

(물론 피해자가 자신을 꼴보기도 싫어한다?

가라 좀.

시덥지 않게 치유해줄게~이러지 말고.)

 

암튼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후회물 남주, 여주 둘다 싫어했다.

캐릭터가 싫으니 자연스레 그 장르도 싫어했다.

 

 

1) '울어봐, 빌어도 좋고'를 만나다....!! 후회물이 맛나더라....

 

: 그런 와중에 솔체님 울빌을....

영접했다........

진짜... 처음으로 소설 읽으면서 울었다........

 

이때 알았다.

문체가 미치면 취향이 바뀌구나......

마치 엄청 유명한 요리점에서

잘 손질된 연어를 만난 기분이었다....

 

환상의 맛이었다.....

 

예쁜 빛깔이 입맛을 돋아주고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녹아내려 씹을 필요가 딱히 없지만,

굳이 씹어보면 나오는

고소한 즙이 더더욱 기분 좋게 해주는

 

그런 연어 요리를...

만난 기분이었다......